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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섬유패션산업 지원 방안, ‘전략’ 빠진 ‘전술’ 중심


신수요산업 연계 영토확장 이끌 법·제도적 뒷받침 급선무






산업부는 지난 13일, 첨단산업용 섬유 육성, 친환경 밸류체인 전환, 섬유패션 AI 확산을 주요 골자로 국내 ‘섬유패션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중앙정부의 섬유패션산업 재도약 추진을 위한 전략 발표에 대해 산업계는 일단 환영하는 모습이지만, 국내 제조기반 섬유패션 스트림 업계의 ‘풍전등화’ 생태계에 숨통을 틔워줄 현안과 산업계의 변화를 이끌 전략이 빠져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정부 정책과 산업계 현황 사이의 간극은 늘 있었지만, 여전히 스트림 업계에 긴급히 요구되는 현안에 대한 좀 더 세밀한 현황 점검과 이를 반영한 전략적 지원방안은 찾을 수 없었다.

     

국내 섬유패션 스트림 전·후방 밸류-체인(가치사슬)의 긴밀한 역학관계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으며, 제조기반 생태환경은 그야말로 사막화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번 정부 재도약 발표에서도 제조기업 대상의 환경 대응 지원이 일부 포함돼 있지만, 관련 산업계에 실질적 지원을 통해 수요마켓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동안 패션의류 소재 중심의 스트림 기업들이 얼마나 생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특히, 수출주도형 화섬직물소재의 경우, FTA 체결국과의 원산지 규정(얀포워드) 강화 흐름과 국산 원사 조달의 어려움 가중으로 말미암아 관련 제조 기반 스트림 업계는 이미 생태계 붕괴에 본격 진입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정부는 이번 재도약 전략 발표에 있어서 패션의류 및 산업용 섬유소재시장의 활성화 방향을 제시했다.

     

하지만, 산업용섬유 및 국방·조달 등 신수요를 창출하고 연계해 산업계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구체화 할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과 섬유패션산업 스트림의 연착륙을 유도할 현안에 대한 그 어떠한 전략 방안도 없었다.

     

이차전지, 로봇, 반도체 등 신성장 산업의 경우, 규제개혁을 통한 법·제도적 근거 마련과 혁신적 대응안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섬유패션 산업은 지금까지 단편적 지원을 중심으로 생태계의 근본 변화를 지원 및 유도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 마련·제시는 없었다.

     

특히, 특수용도분야의 산업용 소재의 경우, 대부분 전방기업 중심의 통계(광공업 통계) 대응으로 말미암아 섬유소재산업계의 영토 확대 및 입지 강화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에 따라 이에 대한 변화된 방안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미래 첨단산업 전환을 통한 섬유패션산업의 지속성장 가능성을 위해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할 최소한의 생태계가 유지돼야 연착륙이 가능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방안만으로는 급속한 스트림 및 밸류체인 붕괴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산업계 또한 정부의 이번 발표를 계기로 현재 산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대응 방법과 자세에 대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언제까지 정부의 지원만을 요구할 것인가 말이다.

     

산업계 내에서의 자구노력과 변화 대응하고 있는 현황 등을 바탕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설득할 근거를 제시하고, 정부의 법·제도적 장치 마련을 최우선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산업계의 최대 당면 과제인 원사부족의 경우에서도 화섬 원사 대기업 및 스트림 수요 연계기업과 연석회의 등을 통한 최소한의 자구책 마련이 우선이지만, 아직까지 그 어떤 액션도 없다.

     

대구경북 화섬산지 관련 업계는 일본 도레이 클러스터 방문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모델 도출과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후 어떠한 후속 대응도 없는 상황이며, 대구시와 무너진 협력·공조의 틀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의지와 움직임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산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관련 협·단체는 그동안에 보이지 않던 스트림 업계 내부 갈등이 더욱 표면화되며,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역량 누수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럴 바엔 오히려 협·단체가 없는 게 낫다’는 비아냥과 스트림 기업인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섬유패션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산업계 내 한 목소리와 역량 결집을 도출할 수 있는 협·단체장의 지도자적 자질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정부의 지원 정책 및 방향과 산업계가 당면한 현안 간 괴리 또한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재도약 방안 발표에 이은 산업계의 더욱 구체적인 자구 방안 마련과 제시가 있어야 한다.

     

정책당국의 실효성 있는 정책방향 제시가 가능하도록 절실·절박성과 설득력을 담보한 산업계 내부의 혁신적 변화와 실천 의지를 표명할 시점이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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