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문화를 이끈 사람들’성황리 개최
K-패션 아름다움 한자리에 만나볼 수 있는 전시
대구섬유박물관(관장 박미연)에서 지난 5월 2일부터 8월 4일까지 특별전 ‘패션디자이너, 문화를 이끈 사람들’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패션 문화의 변화를 이끈 패션디자이너의 역할에 주목한 전시이다.
국가등록유산인 군용담요코트, 아리랑드레스를 비롯해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문화와 사회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의상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명동 문화를 만들어낸 우리나라 1세대 패션디자이너의 의상을 비롯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코리아, 패션을 만나다’ 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 속 시작된 한국 현대 패션 문화를 알아본다.
대구로 피난 온 최경자가 ‘국제양장사’를 설립하고 낙하산 조각으로 블라우스를 만든 이야기가 펼쳐진다.
‘2부-디자이너, 패션을 만들다’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활동한 초기 디자이너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3부-디자이너, 문화가 되다’에서는 지금의 한국 패션의 문화를 이끌어온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의 작품을 소개한다.
100여 점의 디자이너 의상과 생동감 있는 사진,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 패션의 이야기를 재조명한다.
□ 불모지에서 일어난 한국 현대 패션의 탄생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복식문화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미군이 남긴 물자가 옷감으로 활용되고 구제품으로 섞여 들어온 서구의 옷을 접하며, 사람들은 세계의 패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사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패션이나 디자이너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패션에 대해 안다는 사람들조차 일본 양재지나 미국 잡지, 백화점 카탈로그에 나온 옷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 입었다.
그것이 우리나라 패션의 시작이었다.
한국 전쟁 후 명동을 중심으로 양장점이 생겨나고 양장점에서 만들어진 옷이 패션쇼나 패션화보를 통해 전파되면서 우리 사회에는 디자이너라는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한다.
그들의 활약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양장점 시대에서 본격적인 디자이너 패션의 시대로 돌입하게 된다.
전시 1부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패션 문화를 일구어낸 1950년대 디자이너 의상을 전시한다.
최경자가 대구 피난시절 ‘국제양장사’에서 만들었던 ‘낙하산지 블라우스’, ‘뉴똥드레스’를 소개한다.
또 당시의 처참한 시대상황을 보여주는 임응식의 사진과 그럼에도 맵시있는 패션을 입고 거리를 활보했던 한영수의 사진을 전시한다.
□ 한국 현대 패션의 백미 : 전통과 현대의 절묘한 조화
1950년대 우리나라 현대 패션은 전통과 현대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1950~60년대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에는 양단을 사용하거나 서양식 드레스에 전통을 수놓은 경우가 많았다. 노라노가 디자인한 드레스 ‘아리랑’은 한국 전통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작품 중 하나로 한국과 서양의 미를 적절하게 조화시켜 잔사를 받았다.
이 드레스는 1959년 최초로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참가한 오현주가 개회식에서 착용해 크게 주목받았다.
1962년 한국 최초의 국제패션쇼에 출품된 디자이너 최경자의 ‘청자드레스’도 빼놓을 수 없다.
최경자는 서양의 미적 요소와 고려청자의 곡선미를 잘 조화시킨 청자드레스로 세계에 한국적인 미를 알리고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전시 2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최경자의 ‘양단 하이웨이스트 롱드레스 아랑’, 노라노의 ‘플레어드레스’를 소개하고 있다.
□ 디자이너의 산실, 유행 1번지 명동
전쟁을 극복하고 새로운 활력이 불어온 명동 거리에는 한동식의 ‘한양장점’을 시작으로 오송죽과 심명언의 ‘송옥양장점’, 최경자의 ‘국제양장사’가 들어섰다.
그 후 서수연의 ‘아리사양장점’, 노라노의 ‘노라노의 집’, 이종천의 ‘살롱 드 모드’, 김경희의 ‘마드모아젤’, 백희득의 ‘크리스티나양장점’, 앙드레김의 ‘살롱 앙드레’, 이용렬의 ‘벵땅의상실’한계석의 ‘로라살롱’, 김필중의 ‘뉴스타일양장점’등이 들어섰고 명동은 명실상부 20세기 한국 문화의 산실이자 패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전시 2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처음 명동에 양장점을 개업한 한동식이 디자인한 ‘베이지색 린넨 여름 슈트’, 국제복장학원을 졸업한 후 처음 디자인한 앙드레김의 ‘벨벳코트와 원피스’, 피에르 가르뎅에 사사 받은 조세핀 조가 디자인한 ‘벨벳드레스’, 한계석의 ‘돌먼슬리브드레스’, 이용렬의 ‘색드레스’ 등을 선보인다.
더불어 당시 명동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작가 한영수와 임응식의 사진을 전시해 당시 거리의 생생한 패션을 엿볼 수 있다.
□ 디자이너, 문화의 아이콘이 되다.
요즘 사람들은 옷을 고를 때 단순히 유행한다고 고르지 않는다.
디자이너는 유행하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이다.
현대 디자이너들의 패션에는 디자이너의 삶의 방식와 고유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다.
그들이 만든 의상은 대중의 찬사를 받으며 우리 고유의 패션 문화를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시 3부에서는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디자이너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세계패션그룹 한국협회(FGI) 소속 디자이너 이상봉, 루비나, 설윤형, 박동준 등 9인의 작품을 선보여 그들이 만들어 낸 현대 패션의 아름다움을 관람객에 선사한다.
□ 20여 명의 디자이너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
전시장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국 현대 패션 문화를 이끌어 온 디자이너 20여 명의 의상이 전시되고 있다.
전국 각지의 소장품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이번 전시는 그간 대중에 잘 공개되지 않았던 디자이너 의상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주목된다.
나들이 가기 좋은 따스한 봄날 가족, 연인과 함께 대구섬유박물관을 찾아 한국 현대 패션 문화를 이끌어온 디자이너들의 열정과 사랑이 담긴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패션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4 박물관ㆍ미술관 주간 (2024.5.2.~5.31.)’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 이어 선정됐다.
6~7월에는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및 강연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이 전시는 8월 4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 양단 : 조선시대 말 개항 이후 영국산 견, 면직물이 많이 수입되었는데, 당시 영국에서 수입된 단(緞)을 양단에서 부른 것에 연유한다. * 돌먼슬리브 : 암홀이 깊고 소매로 올수록 폭이 좁아지는 형태 * 색드레스 : 허리 부분이 여유 있는 자루형태의 직선형 드레스 * FGI KOREA : 세계패션그룹 한국협회 (THE FASHION GROUP KOREA) 46년 역사를 가진 세계패션그룹 한국협회(FGI KOREA*; www.fgikorea.org)는 한국 패션 디자이너의 구심점이자 한국 패션의 아카이브로 국내 최정상디자이너 50여 명이 명예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패션 분야뿐 아니라 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력 있는 사회 공헌 사업도 진행 중이다. |
【전시 개요】 ㅇ 전 시 명 :《패션디자이너, 문화를 이끈 사람들》 ㅇ 전시장소 : 대구섬유박물관 기획전시실 ㅇ 전시기간 : 2024. 5. 2.(목) 〜 8. 4.(일) ㅇ 전시자료 : 청자드레스(최경자)’, ‘아리랑드레스(노라노)’, ‘벨벳코트와 원피스(앙드레김)’ 등 패션디자이너들이 만든 의상과 사진, 영상 등 100여 점 ㅇ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박물관협의회 한국위원회(ICOM Korea) ㅇ 주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ㅇ 운영: 대구섬유박물관,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 |
연번 | 자료 이미지 | 자료 설명 |
1 |
| 군용담요 코트 1950년대 국가등록유산 제616호
Designed by 최경자 1950년대 초반은 전쟁 후 남은 군수 물품을 활용한 옷을 많이 입었다. 군용 담요로는 코트를 만들어 멋을 부리고 방한을 대비하였다. |
2 |
| 뉴똥 원피스 1950년대
Designed by 최경자 1950~60년대 유행하던 '뉴똥' 소재로 만든 원피스다. 뉴똥은 원래 한복감으로 인기가 있었던 고급 소재다. 부드럽고 옷맵시가 좋아 주름이 넓게 퍼지는 플레어드레스로 많이 만들었다. 최경자는 대구 피난시절 뉴똥소재로 플레어드레스를 만들어 여성들에 큰 인기를 끌었다. |
3 |
| 아리랑 드레스 1959년 / 신혜순(한국현대의상박물관 관장) 소장 국가등록유산 제 613호
Designed by 노라노 이 드레스는 한복의 치마와 저고리를 변형하여 만든 아리랑 드레스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시도하였다. 양단과 시폰으로 만든 이 드레스는 '신라 화랑복식'에서 영감을 받았고 허리 부분은 넓은 밴드로 처리했으며 끝에 삼각형 장식 띠를 여러 개 달아서 늘어뜨려 우아함을 강조했다. 1959년 미스코리아 오현주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입었으며 서양의 드레스에 한국적인 미를 담아 크게 찬사를 받았다. 노라노는 국내 최초 디자이너 패션쇼 개최(1956년 10월)한 디자이너로 최경자, 한동식, 서수연 등과 함께 1950년대 명동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었다. |
4 |
| 청자 드레스 1962년 / 신혜순(한국현대의상박물관 관장) 소장
Designed by 최경자 이 드레스는 1962년 한국 최초의 국제 패션쇼에 출품된 것으로 고려시대 '청자상감운학문매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서양의 미적 요소와 고려청자의 특색인 곡선미를 잘 조화시켜 한국적인 미를 알리면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치마 전면에 이세득 화백이 양장 최초로 드레스에 학과 소나무를 그렸다. 속치마의 주요 소재인 나일론은 당시에 귀한 소재로 구하기가 어려웠다. 대신 삼베와 모시에 풀을 먹여 겉치마를 풍성하게 해주는 '무지개 치마'를 만들어 실루엣을 강조했다. 최경자는 한국 현대 패션 문화의 기틀을 구축하고 ‘국제복장학원’을 설립하여 후학 양성에 매진하였다. |
5 |
| 공작 드레스 1963년 / 신혜순(한국현대의상박물관 관장) 소장Designed by 최경자 청색 원단으로 만든 하이웨스트 이브닝드레스로 양단과 전통 한복소재를 함께 사용하였다. 뒷 부분이 V자 형태로 넓게 파여 있고 목 라인과 허리라인에 스팽글로 장식되어 있다. 공작새의 깃털로 허리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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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 벨벳코트와 원피스 1962년 / 신혜순(한국현대의상박물관 관장) 소장Designed by 앙드레김 1962년 앙드레김이 디자인한 벨벳 소재로 된 코트와 원피스이다. 그의 의상에는 단순한 '선의 미'를 담은 디자인에 한국 고유의 질감, 색채가 어우려져 차분한 무드 속에 화려함이 느껴진다. 이 의상은 앙드레 김이 국제복장학원에서 패션 교육을 마친 후 명동에서 양장점 '살롱 앙드레'를 개업하고 처음 디자인한 것이다. |
7 |
| 색드레스 1960년대
Designed by 이용렬 색드레스는 몸의 형태가 잘 드러나지 않는 심플한 빅 스타일과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이용렬은 1960년대 젊은 여성을 위한 세련된 실루엣의 의상을 디자인하였다. |
8 |
| 뫼비우스의 띠 2007,2013 / 루비나부띠끄 소장
Designed by 루비나 뫼비우스의 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직품이다. 은색 끝 장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디자이을 선보이고 있으며 움직일 때 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옷의 형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이 돋보이는 디자이너 루비나의 디자인철학이 의상에도 반영되어 그대로 들어나고 있다. |
9 |
| Neo Protect Coat 2023 / PartsParts 소장
Designed by 임선옥 2023년 ‘서울패션위크’에 발표된 의상으로 “창의적 우스꽝스러움”을 주제로 한다. 기후변화와 전쟁, 재난 등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창의적 발상을 통해 삶의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선옥 디자이너는 네오프렌 소재를 사용하여 패션의 지속가능성까지 고민하는 디자이너다. 패턴을 재단할 때 나오는 자투리를 최소하하여 친환경적인 내면의 철학을 패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
6 | 전시포스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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