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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섬유기업 대표단, 일본 도레이 클러스터 선진사례 시찰


‘도레이, ‘마루이직물’, ‘후쿠이경편’, ‘사카이오벡스’‘일촌산업’ 방문

재도약 준비·실행 위한 밸류-체인 협업 모델 구축 로드맵 설정 절대적




▶도레이 오사카 본부 방문> 후쿠이경편 방문> 사카이오벡스 방문 >마루이직물 방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공정고도화 기술개발, 수평구조 교류·협업으로 제품 차별·고부가가치화’

‘염색가공 중심, 원천 핵심기술 확보, 관련기관 중심 비즈니스 모델 구축’

‘마케팅 일원화, 직물-패션 벤더기업과 협업, 신개발품 판매채널 확대 구축’

‘신기술·신제품개발 결과물 공유·확산, 업체 간 복제 방지·비밀유지 문화 정착’

‘소재 차별화 위한 복합소재개발 및 소재융합 위한 연구·투자 지속 확대’



지역 섬유산지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지원을 통해 대구·경북 섬유기업 대표단이 일본 오사카, 이시카와현 그리고 후쿠이현에 있는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 회원사 5개 업체를 시찰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신현부 이사장을 비롯한 지역 섬유 단체장 및 대표 등 18명은 9월 20일에서 22일까지 3일간 일본의 대표적인 화학·섬유 대기업인 ‘도레이(오사카 본사)’, 1,300대의 직기를 보유하고 있는 ‘마루이직물’, 월 600톤의 경편물을 생산하는 ‘후쿠이경편’,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염색가공 전문 ‘사카이오벡스’ 그리고 전년도 매출 200억엔의 무역상사 ‘일촌산업’을 방문했다.

특히, 이번 시찰의 목적은 일본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협업사례를 통해 대구·경북 섬유산지의 소재-원단-가공으로 이어지는 협업 모델을 도출하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는 2004년 창설된 정부의 지원이 없는 순수 민간 협력 단체로 주로 호쿠리쿠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85개社가 협력,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각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수직(스트림별) 및 수평(동종업계)적으로 협업하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본은 고기능성, 고품질, 고감성 섬유 등에 대한 전 세계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연구개발 및 상품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섬유산업을 활성화해 르네상스를 부활시킬 것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5년부터 2대 회장역을 맡고 있는 마루이직물은 도레이 클러스터의 중점과제로 △글로벌 활동 강화, △수직/수평 결속 강화, △혁신 신제품/신용도 개발 가속화 등 3가지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가 설립된 배경에는 1970년대 미국과 일본 중심의 섬유산업이 1990년대 한국과 대만 그리고 현재 중국과 인도 등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일본 자국 내 생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는데 기존 원사 제조 대기업 중심의 하청생산 시스템만으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까 하는 고민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했다.

기업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산지 기업간 결속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사-제직-고차가공-제품에 이르는 연계 협업을 추진했으며, 자체 기획 및 제안형 사업 형태로 혁신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다품종소량생산 형태로 변화해 갔으며, 수출 역량을 강화해 나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전문인력 양성과 후계자 육성을 중점 추진했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의 조직에 있어서 ‘마케팅 추진 위원회’와 ‘기술 및 소재개발 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하위 분과 위원회가 핵심적인 기술개발 역할을 수행한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 조직



특히, 5개 ‘기술 및 소재개발 분과 위원회’의 활동 범위는 아래와 같다.

- 고기능 & 고감성 섬유 분과 위원회 : 고기능성 및 고감성 섬유 개발

- 고성능 섬유 분과 위원회 : 고성능 원사를 이용한 제품 개발

- 그린 혁신 분과 위원회 : 친환경 소재 개발

- 라이프 혁신 분과 위원회 : 헬스케어/메디컬 섬유 개발

- 완제품 분과 위원회 : 기능성 완제품 개발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에서는 자국에서 개최되는 JFW Japan Creation,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 종합 전시회 등에 참가할 뿐 아니라 독일 ISPO, 밀라노 Unica 등의 해외 전시회에도 공동으로 참여한다.

또한, 생산자 리더 과정, 마케팅 과정 등 회원사를 위한 강좌와 세미나를 통해 전문인재 양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회원사의 대부분은 업스트림과 미들스트림에 포진되어 있으며, 한 개의 회사가 독자적으로는 할 수 없는 활동을 스트림간 및 동종업계간의 연계 협력을 통해 각 사의 자주/자립을 확대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며, 산지의 활성화에 공헌하는 것을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의 목표로 삼고 있다.

시찰단이 방문한 각 기업의 특징적인 점을 살펴보면, ▶1,300대의 직기를 보유한 마루이직물(1956년 설립)은 1990년대부터 직기 회사와 공동으로 디지털 전환(DX)을 추진해 왔다.

현재, 직기와 IT기술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업무의 표준화를 통해 인력 운용과 경영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으며, 교육과 연구개발에 전체 비용의 20%를 투자하면서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적자가 발생한 해가 없다.

▶후쿠이경편(1944년 설립)은 일본 내 가장 큰 규모의 경편회사로 2개 공장에서 경편기 91대를 보유하고 있고, 협력업체에서 100여 대의 경편기를 가동하는 등 총 200여 대의 경편기 가동을 통해 월 600톤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일찌감치 위탁 판매에 의존하기보다 자가 기획을 통한 생산 및 판매로 전환함으로써 경쟁력을 키워나갔다.

고신축 경편물이 주력 아이템이지만, 최근에는 메디컬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10년간의 연구 끝에 올해 판매를 시작한 심혈관 패치 OFT-G1으로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사카이오벡스(1891년 설립)는 염색, 고차가공, 제직, 봉제, 메디컬, 탄소섬유, 수산 자재 등의 사업 부문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 이념으로 지속가능과 사회공헌을 중시하며, 특히, 환경 정화에 대한 실천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 연간 12,500톤의 CO2를 절감하고, 에너지 절감 설비를 도입하여 에너지 사용량을 감축하는 데 애쓰고 있다.

또한, 미생물을 이용한 배수 정화와 산업 폐기물 감소 노력으로 전년도에 폐기물 리사이클 비율이 97.7%에 달한다.

▶일촌산업(1894년 설립)은 도레이가 90% 출자한 도레이 자회사로 전년도 매출액 200억엔 중 섬유가 109억엔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생지 개발과 판매만을 하고 있어 자체 공장이 없는 대신 여러 국가의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

스판 폴리에스터의 비중이 가장 크며(전년도 매출 48억엔), 중동의 남자 전통 복장인 도브(thobe)에 사용된다.

일촌산업은 공장이 없는 대신 기술자와 특허기술의 보유 그리고 작업 표준화를 매우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의 비즈니스 모델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도레이와 같은 원사 대기업 중심의 하청 형태였다면,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호쿠리쿠 산지의 직물, 염색 업체가 주축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도레이는 원사 공급 및 인적지원과 전시회 참가 등의 후방지원을 담당한다.

도레이 합섬 클러스터의 강점은 기업 간 고유의 기술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임에도 각자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협력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자는 자세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국민성에 더해 협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공동체 의식이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은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이번 일본 도레이 클러스터 시찰을 통해서 배우고 고민할 사안들에 대해 대토론의 장을 열어 섬유산업을 재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시찰을 통한 시사점을 다섯 가지로 요약·제시했다.

▶첫째, 기존의 소재에 의존해서 전개되는 신제품 개발 방식에서 탈피해 제직·염색가공 각각의 공정 단계부터 공정 고도화 기술개발과 더불어 수평구조의 교류와 협업 활동으로 제품의 차별성과 품질을 향상시켜 완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둘째, 원단 기준 최종 제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염색가공 분야를 중심으로 원천 핵심기술 확보와 더불어 기술 고도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개발의 효율성과 업체 간 기술 시너지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관련기관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추진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셋째, 마케팅 창구 일원화와 더불어 직물 업체와 패션 벤더 기업과의 협업 모델 구축을 통해 신개발품의 지속적인 홍보와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신기술·신제품 개발 결과의 공유 및 확산을 위한 교류회, 공동전시회 참가, 기술 사례 발표회를 확대하고 참여 업체 간의 자율적인 복제 방지 및 비밀 유지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업계 간 단합된 활동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지속 가능한 사업 유지를 위해 필수요소인 생산 기능 인력 수급 방안에 대해서는 섬유산업 전체의 고민과 대안 설정을 위해 시급히 협·단체를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섬유산업의 지속적인 경쟁우위 확대를 위한 필수요소인 소재 차별화를 위해 복합소재 개발 및 소재 융합을 위한 연구와 투자확대가 필요하며, 관련기관을 중심으로 밸류체인 간 개발 정보 공유 및 협업 모델 구축에 대한 로드맵 설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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